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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중 한약 병행, 생존율과 재발률이 달라지는지 궁금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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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암 치료 중 한약 병행, 생존율과 재발률이 달라지는지 궁금할 때

박석민
작성자 박석민 대표원장

암 치료를 받으면서 한약을 함께 복용한 환자들은 생존 기간이 더 길었을까요? 대만 건강보험 자료로 암 환자 5,707명을 최대 11년 동안 살펴본 Li TF et al (2023)의 연구에서는 한약을 병행한 일수가 많은 군일수록 사망 위험비가 낮았고, 5년 재발률과 전이율도 낮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무작위 시험이 아닌 관찰 연구이고, 한약을 오래 쓴 군은 87명뿐이었으며 출발선부터 더 젊고 경제 형편이 나은 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결과는 「한약을 먹으면 오래 산다」는 증명이라기보다, 표준 암 치료와 한약을 함께 쓴 사람들에서 나쁜 신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좋은 방향의 연관성이 관찰되었다는 정도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지금 항암 치료 중이라면 표준 치료 일정은 그대로 두고, 한약을 고려한다면 암 치료 주치의에게 복용 사실을 알리는 것이 먼저예요.

이 글에서는 논문의 그림과 표를 하나씩 따라가며 어떤 환자를 어떻게 나눴는지, 생존·재발·전이 수치가 실제로 얼마였는지, 암 종류별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 숫자를 읽을 때 꼭 함께 봐야 할 한계를 정리해요.

대만 암 환자 5,707명 중 15.9%가 건강보험으로 한약을 병행했고, 병행 일수가 많은 군일수록 보정 사망 위험비가 0.83 → 0.64 → 0.45로 낮았습니다.

5년 생존율은 한약을 많이 쓴 군 78.2%, 표준 치료만 받은 군 42.8%였지만, 암 종류별로 나누면 유방암 등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관찰 연구라 선택 편향과 「오래 살아야 많이 쓸 수 있는」 구조의 편향이 남아 있어, 표준 치료를 대신하는 근거가 아니라 병행을 검토할 때의 참고 자료입니다.

창가의 원목 식탁 위에 한약이 담긴 흰 찻잔과 한약 파우치 두 개, 펼쳐진 빈 다이어리와 연필이 놓여 있는 따뜻한 오전 풍경 사진

암 치료 중에 한약을 같이 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대만에서는 암 환자 여섯 명 중 한 명꼴로 건강보험 한약을 함께 처방받았습니다. 대만은 1995년부터 전 국민 건강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이 중의학 진료와 한약 처방까지 보장하기 때문에, 병원 치료와 한약 처방 기록을 같은 자료 안에서 함께 볼 수 있는 드문 나라입니다.

Li TF et al (2023)의 연구에서는 2005~2015년에 새로 암을 진단받고 수술·방사선·항암화학요법 같은 표준 치료 기록이 있는 5,707명 가운데 910명(15.9%)이 건강보험으로 한약을 함께 처방받았습니다. 암 종류별로 보면 유방암 환자의 병행 비율이 25.5%로 가장 높았고, 대장암 15.7%, 폐암 15.3%, 간암 14.6%, 구강암 13.4% 순이었어요.

한 해 168일을 넘게 꾸준히 한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암 종류마다 1.2~2.5%에 그쳤습니다. 즉, 한약을 병행한 환자 대부분은 짧게 또는 간헐적으로 복용했고, 반년 이상 꾸준히 복용한 사람은 소수였다는 뜻입니다.

같은 대만 자료를 쓴 Kuo YT et al (2018)의 연구에서는 암 환자들이 한의 진료를 찾은 주된 이유가 불면, 피로, 어지럼과 두통, 위장 증상, 근육통, 불안과 우울이었습니다. 진단 후 처음 한의 진료를 받기까지는 평균 15.3개월이 걸렸어요. 암 자체를 없애려는 목적보다는 표준 치료 중이나 뒤에 남는 증상을 돌보려는 이용이 많았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이 연구는 누구를, 어떻게 나눠 비교했을까요?

건강보험 가입자 200만 명 표본에서 새로 암을 진단받은 사람을 골라, 한약을 처방받은 일수에 따라 네 군으로 나눴습니다. 연구진은 대만 국민건강보험연구 데이터베이스(National Health Insurance Research Database, NHIRD)에서 2005년 기준으로 무작위 추출한 200만 명의 자료와 대만 암 등록 자료를 연결했습니다.

대만 건강보험 가입자 200만 명에서 암 진단 10,731명을 찾고, 2005년 이전 진단 4,095명·동시 다발암 18명·표준 치료 기록이 없는 911명을 빼 5,707명을 남긴 뒤, 한약 병행 910명과 표준 치료 4,797명으로 나누고 한약 병행군을 연 0~28일 449명, 29~168일 374명, 168일 초과 87명으로 다시 나눈 연구 흐름도

그림 1. 연구 대상자 선정 흐름도. 출처: Li TF et al (2023) J Chin Med Assoc 86:767-774, Figure 1 (CC BY-NC-ND 4.0, 원본 그대로 인용). CHM = 한약(Chinese herbal medicine), LCD·MCD·HCD = 한약 누적 처방 일수가 적은·중간·많은 군.

그림 1을 따라가면, 200만 명 가운데 암 진단 코드가 확인된 사람은 10,731명이었습니다. 여기서 2005년 이전에 진단된 4,095명, 두 가지 이상의 암이 동시에 있던 18명, 진단 후 표준 치료 기록이 없는 911명을 뺀 5,707명이 최종 분석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5,707명은 다음 네 군으로 나뉘었습니다.

  • 표준 치료만 받은 군: 4,797명(84.1%)
  • 한약 적게 쓴 군(low cumulative dosage, LCD): 한 해 28일 이하, 449명(7.9%)
  • 한약 중간으로 쓴 군(medium cumulative dosage, MCD): 한 해 29~168일, 374명(6.6%)
  • 한약 많이 쓴 군(high cumulative dosage, HCD): 한 해 168일 초과, 87명(1.5%)

여기서 「용량(dosage)」이라는 이름은 실제로 먹은 한약의 그램 수가 아니라 한 해 동안 한약을 처방받은 날짜 수를 뜻해요. 연구진도 처방 일수가 실제 복용량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한계로 적었습니다.

생존 기간은 병리 진단일(없으면 진단일)부터 사망일까지로 계산했고, 2015년 12월 31일까지 사망 기록이 없으면 생존으로 처리했습니다. 재발은 암 등록 자료의 첫 재발일, 전이는 전이암 진단 코드(ICD-9 196~199)로 판단했어요.

한약을 병행한 환자는 처음부터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한약을 병행한 환자는 더 젊고, 여성이 많고, 경제 수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원 논문 표 1을 보면 네 군 사이에 나이, 성별, 경제 수준, 암 병기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달랐습니다.

특성 한약 적게 한약 중간 한약 많이 표준 치료만
인원 449명 374명 87명 4,797명
여성 비율 52.6% 62.8% 58.6% 49.8%
평균 나이 55.1세 54.0세 54.6세 59.3세
30~50세 비율 36.1% 39.8% 40.2% 28.6%
70세 초과 비율 14.5% 11.5% 16.1% 25.1%
경제 수준 「높음」 21.6% 25.9% 28.7% 20.6%
병기 0~1기 28.3% 26.2% 25.3% 32.4%
병기 2~3a기 31.2% 36.4% 36.8% 28.1%
병기 3b~4기 33.0% 32.9% 32.2% 33.0%

표 1. 군별 기본 특성 (Li TF et al 2023, Table 1에서 일부 발췌).

진행암(3b~4기) 비율은 네 군 모두 약 33%로 비슷했습니다. 반면 70세를 넘는 고령 환자는 표준 치료만 받은 군에서 25.1%로 가장 많았어요. 나이는 암 생존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에, 출발선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연구진은 나이, 성별, 동반질환 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 암 병기, 경제 수준을 통계적으로 보정했습니다. 하지만 체력과 전신 상태, 치료에 대한 의지, 생활 습관처럼 건강보험 청구 자료에 남지 않는 요인은 보정할 수 없어요. Kuo YT et al (2018)의 연구에서도 한의 진료를 이용한 암 환자는 더 젊고 여성과 사무직이 많으며 도시 거주 비율이 높았습니다.

사망 위험은 얼마나 차이가 났을까요?

보정 후 사망 위험비는 한약 적게 0.83, 중간 0.64, 많이 0.45로, 병행 일수가 많을수록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사망은 암으로 인한 사망만이 아니라 모든 원인의 사망을 함께 센 값입니다.

표준 치료만 받은 군을 1로 두었을 때 보정 사망 위험비가 한약 적게 쓴 군 0.83, 중간 0.64, 많이 쓴 군 0.45로 낮아지는 막대그래프와 95% 신뢰구간

위험비(hazard ratio, HR)는 같은 기간 동안 사건(여기서는 사망)이 일어날 위험을 기준군과 비교한 값이에요. 1이면 같고, 1보다 작으면 위험이 낮다는 뜻입니다.

  • 한약 적게 쓴 군: 보정 위험비 0.83 (95% 신뢰구간 0.73~0.94) — 표준 치료만 받은 군보다 사망 위험이 약 17% 낮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보정 전 위험비는 1.02(0.90~1.05)로 차이가 없었고, 보정 뒤에야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 한약 중간 군: 보정 위험비 0.64 (0.55~0.73) — 사망 위험이 약 36% 낮았다는 뜻입니다.
  • 한약 많이 쓴 군: 보정 위험비 0.45 (0.33~0.62) — 사망 위험이 약 55% 낮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군은 87명뿐이라, 신뢰구간이 0.33~0.62로 넓은 편입니다.

95% 신뢰구간은 같은 연구를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참값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는 범위입니다. 구간 전체가 1보다 작으면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차이로 판단합니다.

같은 표에서 다른 요인의 크기도 함께 볼 필요가 있어요. 3b~4기 진행암은 0~1기보다 보정 사망 위험비가 3.02로, 사망 위험이 약 3배 높았습니다. 경제 수준이 낮은 환자는 높은 환자보다 1.17배였어요. 즉, 사망 위험을 가장 크게 좌우한 것은 여전히 암의 병기였고, 한약 병행 여부는 그보다 작은 범위에서 연관성을 보였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5년 생존율과 재발·전이율

5년 생존율은 표준 치료만 받은 군 42.8%, 한약 적게 51.7%, 중간 60.7%, 많이 78.2%였습니다. 생존 곡선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습니다(로그 순위 검정 P<0.001).

5년 생존율 표준 치료 42.8%·한약 적게 51.7%·중간 60.7%·많이 78.2%, 5년 누적 재발률 40.9%·39.2%·31.5%·18.8%, 5년 누적 전이율 32.8%·39.5%·32.8%·16.6%를 네 군으로 나란히 비교한 막대그래프

재발과 전이도 한약을 많이 쓴 군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 5년 누적 재발률: 표준 치료만 40.9%, 한약 적게 39.2%, 중간 31.5%, 많이 18.8%
  • 5년 누적 전이율: 표준 치료만 32.8%, 한약 적게 39.5%, 중간 32.8%, 많이 16.6%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어요. 전이율은 한약을 적게 쓴 군(39.5%)이 표준 치료만 받은 군(32.8%)보다 오히려 높았고, 중간 군은 32.8%로 같았어요. 따라서 전이에서는 「한약을 쓰면 낮아진다」는 일관된 경향이 아니라, 한약을 많이 쓴 87명에서만 낮았던 결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초록에는 11년 관찰 동안의 평균 생존 기간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한약 적게 6.1년, 중간 6.9년, 많이 8.2년이었습니다(표준 치료군 값은 초록에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생존 곡선으로 본 암 종류별 차이

전체 암에서는 생존 곡선이 뚜렷하게 갈렸지만, 대장암과 유방암에서는 네 군의 생존 곡선 차이가 의미 있지 않았습니다. 원 논문 그림 2는 모든 암과 다섯 가지 주요 암의 생존 곡선을 나란히 보여 줍니다.

모든 암과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구강암의 생존 곡선 6개. 초록색이 한약 많이 쓴 군으로 대부분 가장 위에 있고, 대장암 P=0.357과 유방암 P=0.429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원 논문 그래프

그림 2. 전체 생존 곡선 — (A) 모든 암, (B) 폐암, (C) 간암, (D) 대장암, (E) 유방암(여성), (F) 구강암. ngr 1 = 한약 적게, 2 = 중간, 3 = 많이(초록색), 4 = 표준 치료만(갈색). 가로축은 진단 후 햇수, 세로축은 생존 비율. 출처: Li TF et al (2023), Figure 2 (CC BY-NC-ND 4.0, 원본 그대로 인용).

그래프 안에 적힌 로그 순위 검정 P값은 다음과 같아요.

  • 모든 암 P<0.001, 폐암 P=0.025, 간암 P=0.005, 구강암 P=0.025 — 네 군의 생존 곡선이 의미 있게 달랐습니다.
  • 대장암 P=0.357, 유방암 P=0.429 — 차이가 우연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습니다.

P값은 실제로는 차이가 없는데 이 정도 차이가 우연히 나올 확률이에요. 보통 0.05보다 작으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니까 폐암·간암·구강암에서는 한약 병행 군과 표준 치료군의 생존 기간이 실제로 달랐을 가능성이 높고, 대장암·유방암에서는 그렇게 말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폐암 곡선(B)을 보면 초록색 선(한약 많이)이 처음 5년 동안 크게 위에 있다가 6년 무렵 급히 떨어집니다. 이 군의 폐암 환자는 11명뿐이어서 한 명의 사망도 곡선을 크게 움직였어요. 곡선이 계단처럼 크게 꺾이는 군은 인원이 적다는 신호로 읽으면 됩니다.

재발과 전이 곡선은 어땠을까요?

재발은 모든 암·폐암·간암·구강암에서, 전이는 모든 암·대장암·유방암·폐암(경계선)에서 네 군 사이 차이가 의미 있었습니다. 원 논문 그림 3과 그림 4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전이가 쌓이는 누적 발생 곡선입니다. 곡선이 낮을수록 재발·전이가 적었다는 뜻입니다.

모든 암과 다섯 가지 암의 누적 재발률 곡선 6개. 초록색 한약 많이 쓴 군이 모든 암, 폐암, 간암에서 가장 아래에 있고 대장암 P=0.074, 유방암 P=0.245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원 논문 그래프

그림 3. 누적 재발률 — (A) 모든 암 P<0.001, (B) 폐암 P<0.001, (C) 간암 P=0.007, (D) 대장암 P=0.074, (E) 유방암 P=0.245, (F) 구강암 P=0.048 (Gray 검정). 색 구분은 그림 2와 같습니다. 출처: Li TF et al (2023), Figure 3 (CC BY-NC-ND 4.0, 원본 그대로 인용).

모든 암과 다섯 가지 암의 누적 전이율 곡선 6개. 모든 암 P<0.001, 대장암 P=0.008, 유방암 P=0.003에서 차이가 있고, 간암 P=0.459와 구강암 P=0.398은 차이가 없는 원 논문 그래프

그림 4. 누적 전이율 — (A) 모든 암 P<0.001, (B) 폐암 P=0.05, (C) 간암 P=0.459, (D) 대장암 P=0.008, (E) 유방암 P=0.003, (F) 구강암 P=0.398 (Gray 검정). 출처: Li TF et al (2023), Figure 4 (CC BY-NC-ND 4.0, 원본 그대로 인용).

그림 4의 모든 암(A)을 자세히 보면, 진단 후 2~9년 구간에서 파란색(한약 적게)과 빨간색(중간) 곡선이 갈색(표준 치료만)보다 위에 있습니다. 앞에서 본 5년 전이율 39.5%·32.8% 대 32.8%와 같은 내용이에요. 반면 초록색(한약 많이) 곡선은 10년 가까이 가장 아래에 머뭅니다.

원 논문을 읽을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 본문에는 전이율이 「모든 암과 폐암·대장암·구강암」에서 낮았다고 적혀 있지만, 그림 4 안의 P값은 구강암 0.398, 유방암 0.003입니다. 초록은 「모든 암·대장암·유방암」이라고 적어 그림과 일치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림에 직접 인쇄된 P값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다섯 가지 암, 위험비로 다시 비교하면

폐암은 한약 병행 일수가 많을수록 사망 위험비가 0.66 → 0.53 → 0.39로 낮아졌지만, 다른 암은 군마다 결과가 고르지 않았습니다. 원 논문 표 4는 암 종류별로 같은 보정을 한 사망 위험비입니다.

폐암·간암·대장암·유방암·구강암별로 한약 적게·중간·많이 쓴 군의 보정 사망 위험비를 칸으로 정리한 표. 폐암은 0.66·0.53·0.39 모두 의미 있고, 유방암은 1.14·0.88·0.45 모두 의미 없음

  • 폐암(937명): 0.66 → 0.53 → 0.39로 세 군 모두 의미 있게 낮았습니다. 한약을 많이 쓴 폐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표준 치료만 받은 환자보다 약 61% 낮았다는 뜻이지만, 이 군은 11명이고 신뢰구간이 0.20~0.74로 넓습니다.
  • 간암(1,128명): 적게 0.76, 중간 0.55는 의미 있었지만, 많이 쓴 군(14명)은 0.75(0.43~1.31)로 의미가 없었어요. 일수가 늘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간암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 대장암(1,214명): 적게 0.74와 많이 0.48은 의미 있었고, 중간 0.85(0.63~1.13)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 유방암(여성, 1,063명): 적게 1.14, 중간 0.88, 많이 0.45로 세 군 모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약 병행 비율이 가장 높은 암이었지만 생존 이득은 확인되지 않은 셈이에요.
  • 구강암(724명): 많이 쓴 군(10명)만 0.32(0.10~0.99)로 경계선에서 의미 있었습니다. 신뢰구간 상한이 0.99로 1에 거의 닿아 있어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연구진은 다섯 가지 암 모두에서 한약 병행이 재발·전이·사망 위험을 높이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실제로 1보다 큰 값(유방암 1.14, 구강암 1.09)은 모두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해 의미 있는 증가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의미 있는 증가가 없었다」는 것과 「안전이 증명되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에요. 인원이 적은 군에서는 실제 위험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

관찰 연구에서 「한약을 많이 쓴 사람이 더 오래 살았다」는 결과에는 「오래 살았기 때문에 한약을 많이 쓸 수 있었다」는 반대 방향의 설명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불멸 시간 편향(immortal time bias)이라고 부릅니다.

진단 두 달 뒤 사망한 A 환자는 한약 처방 일수가 짧아 적게 쓴 군이나 표준 치료군에 들어가고, 오래 생존하며 처방을 이어 간 B 환자는 많이 쓴 군에 들어가는 구조를 두 개의 시간 막대로 설명한 모식도

한 해 168일을 넘게 한약을 처방받으려면 그 기간 동안 살아 있어야 합니다. 진단 직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환자는 한약을 오래 처방받을 기회 자체가 없어 자연스럽게 「적게」 군이나 표준 치료군으로 분류돼요. Suissa S (2008)의 논문은 약물 역학 연구에서 이런 구조가 치료 효과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원 논문은 이 편향을 별도 분석으로 보정했다고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도 다음 한계가 있어요.

  • 선택 편향: 앞의 표처럼 한약을 병행한 환자는 더 젊고 경제 수준이 높았습니다. 보정하지 못한 체력, 전신 상태, 건강 관리 습관의 차이가 결과에 섞였을 수 있습니다.
  • 건강보험 밖의 한약은 빠졌습니다: 연구진은 비급여로 따로 구입한 한약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표준 치료군 안에도 한약 복용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처방 일수 ≠ 실제 복용: 처방받은 날짜 수로 군을 나눴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먹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작은 군: 한약을 많이 쓴 군은 전체 87명, 암 종류별로는 10~27명이었습니다. 연구진도 표본이 작아 편향이 생겼을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 처방 내용이 없습니다: 어떤 처방을 어떤 목적으로 썼는지는 분석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결과를 특정 한약의 효과로 옮길 수 없습니다.
  • 분석 방식: 치료 기록이 있는 환자만 남긴 계획 순응 분석(per-protocol analysis)이라, 무작위 배정 연구보다 근거 수준이 낮습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위험비 0.45를 「한약이 사망을 55% 줄인다」로 옮기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이 연구가 직접 보여 준 것은 대만의 실제 진료 환경에서 표준 치료와 한약을 함께 쓴 환자들의 경과가 나쁘지 않았고, 일부 암에서는 좋은 방향의 연관성이 관찰되었다는 사실이에요.

다른 대만 연구들도 같은 방향일까요?

대만의 다른 건강보험·병원 자료 연구들도 대체로 같은 방향의 연관성을 보고했지만, 모두 관찰 연구라는 공통 한계가 있습니다.

  • Kuo YT et al (2018)의 연구에서는 2001~2009년에 암을 진단받은 성인 가운데 한의 진료 이용자 74,620명과 비이용자 508,179명을 비교했고, 이용자의 보정 사망 위험비가 0.69(95% 신뢰구간 0.68~0.70)였습니다. 사망 위험이 약 31% 낮았다는 뜻이지만, 이 연구 역시 이용자가 더 젊고 도시 거주 비율이 높았습니다.
  • Yeh MH et al (2020)의 연구에서는 두 병원의 폐암 환자 자료에서 한약 사용자의 보정 사망 위험비가 0.65(0.51~0.76)였고, 180일 넘게 이어서 사용한 경우 사망 위험이 64% 더 낮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폐암 결과와 같은 방향이에요.
  • Chan PW et al (2021)의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872명에서 한의 진료가 호르몬 치료의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한약을 병행하면 표준 치료를 소홀히 하게 된다는 걱정에 대한 자료입니다.

여러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의미가 있어요. 하지만 같은 종류의 편향을 공유하는 관찰 연구가 여러 편 쌓여도 그 편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효과를 확정하려면 무작위 대조 시험이 필요하다는 점은 원 논문 저자들도 인정한 부분입니다.

연구진은 고찰에서 기초 연구를 근거로 일부 한약 성분이 염증 신호를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동시에 일부 한약 성분이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신호를 활성화해 재발·전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전임상 결과도 함께 언급했어요. 같은 「한약」이라도 암 종류와 처방 구성에 따라 고려할 점이 다르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표준 암 치료는 일정대로 유지하고, 한약은 주치의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증상 관리와 회복을 돕는 병행 치료로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술·항암·방사선·호르몬 치료 일정은 바꾸지 마세요. 이 연구의 모든 환자는 표준 치료 기록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한약은 그 위에 더해졌습니다.
  • 복용 중인 모든 약과 한약을 목록으로 정리해 두세요. 항암제, 호르몬제, 항응고제처럼 상호작용을 따져야 하는 약이 있으므로 암 치료 주치의와 한의사 양쪽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 한약을 고려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세요. 피로, 불면, 소화 불량, 손발 저림, 입마름처럼 표준 치료 중 생긴 증상이 있다면 그 증상이 언제, 얼마나 심한지 기록해 두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한 출처 불명의 제품은 피하세요. 이 연구도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처방된 한약만 분석했습니다.
  • 복용 중 이상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알려 주세요. 황달, 짙은 소변, 심한 피로, 발진이 생기면 복용을 멈추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이레한의원은 암 치료를 받는 분이 상담을 오시면 먼저 현재 받는 표준 치료의 종류와 일정,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해요. 의무기록 사본과 검사 기록, 처방전을 가져오시면 지금 치료 단계와 피해야 할 조합을 더 정확히 살필 수 있겠습니다.

한약 병행의 목표는 암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 치료를 끝까지 받을 수 있도록 피로·식욕 저하·소화 불량·불면 같은 부담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데 둡니다. 이번 대만 연구처럼 근거가 관찰 연구 수준이라는 점도 함께 설명드리고, 증상 변화와 복약 상황을 주치의와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해요.

이레한의원 상담실에서 박석민 원장이 32인치 모니터에 띄운 항암 치료 중 한약 확인 사항 슬라이드를 손으로 가리키며 털모자를 쓴 환자에게 설명하는 장면

항노화·암 치료 병행 진료의 전반적인 방향은 본원의 항노화·항암 치료 안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 연구를 보면 한약을 먹으면 암 생존율이 올라간다고 할 수 있을까요?

A.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약을 많이 병행한 군의 5년 생존율이 78.2%로 높았지만, 관찰 연구라서 더 젊고 건강한 환자가 한약을 오래 썼을 가능성과 오래 살아야 많이 쓸 수 있는 구조의 편향이 남아 있습니다. 좋은 방향의 연관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항암 치료 중에 한약을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A. 이 연구에서는 다섯 가지 주요 암 모두에서 한약 병행이 재발·전이·사망 위험을 의미 있게 높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항암제의 종류와 간·신장 기능에 따라 고려할 점이 다르므로, 암 치료 주치의에게 복용 사실을 알리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유방암 환자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요?

A. 유방암은 한약 병행 비율이 25.5%로 가장 높았지만, 사망 위험비가 1.14, 0.88, 0.45로 세 군 모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생존 곡선 차이도 P=0.429로 의미가 없었고, 전이율 곡선만 차이가 있었습니다(P=0.003).

Q. 한약은 얼마나 오래 먹어야 효과가 있다는 뜻일까요?

A. 이 연구의 「168일 초과」는 한 해 동안 처방받은 날짜 수로 나눈 기준이지, 효과가 나타나는 최소 기간을 시험한 것이 아닙니다. 복용 기간은 치료 목적과 증상 변화, 표준 치료 일정에 맞춰 개별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어떤 한약을 썼는지도 나와 있을까요?

A. 이 연구는 처방 일수만 분석했고 처방 내용은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특정 처방의 효과로 옮길 수 없습니다. 같은 암이라도 증상과 체질, 치료 단계에 따라 처방 구성이 달라집니다.

Q. 한국에서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A. 대만은 건강보험이 한약 처방까지 넓게 보장하고 진료 환경도 한국과 다릅니다.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같은 규모의 연구는 아직 부족하므로, 이 결과는 참고 자료로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참고문헌

  • Li TF, Hwang IH, Tsai CH, Hwang SJ, Wu TP, Chen FP (2023) To explore the effects of herbal medicine among cancer patients in Taiwan: A cohort study. J Chin Med Assoc 86:767-774. doi:10.1097/JCMA.0000000000000945
  • Kuo YT, Chang TT, Muo CH, Wu MY, Sun MF, Yeh CC, Yen HR (2018) Use of Complementary Traditional Chinese Medicines by Adult Cancer Patients in Taiwan: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Integr Cancer Ther 17:531-541. doi:10.1177/1534735417716302
  • Yeh MH, Wu HC, Lin NW, Hsieh JJ, Yeh JW, Chiu HP, Wu MC, Tsai TY, Yeh CC, Li TM (2020) Long-term use of combined conventional medicine and Chinese herbal medicine decreases the mortality risk of patients with lung cancer. Complement Ther Med 52:102427. doi:10.1016/j.ctim.2020.102427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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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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